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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old coast

홀로떠난 자동차 여행1 (골드코스트에서 케언즈)

by sjmilk 2013. 5. 10.



+ 저는 한국에 있습니다.

이 경험은 2 년전 호주에서 자동차 여행을 했던 일을 쓴 것이에요 : )







골드코스트에서 차를 구매하고 운전 4개월 차-





차를 사고 4개월동안 이용한 결과 나는 휼륭한 드라이버는 못 된다는 사실을 깨달았지만  그냥 막무가내로 타고 다녔다.
'어차피 호주는 차도 많이 없고 사람도 우리나라보다 많이 없고 역주행을 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하더라도 다시 차를 돌려서 가면 고만이다. ' 라고 생각했으나 내 차를 타 본 사람들이 치를 떠는 걸 보고는

'내가 그렇게 좋은 드라이버는 못 되는 군' 하고 다시 한 번 생각하게 되었다.

몰디브에 이력서를 넣었지만 어떻게 될지는 아직 답변이 없고, 골드코스트에서의 7개월 정도의 다이빙 강사 경험이 충분하지 못하더라도 이제는 돈을 벌어야 할 시기이고, 골드코스트도  슬슬 지겨워지려 해서 여행을 떠나기로 마음 먹었다.

내눈에만 슈퍼카인 리오를 타고 골드코스트에서 타운즈 빌을 통과하여 아웃백으로 갔다가 다시 케언즈로 돌아오는 약 3500키로 정도 되는 장장한 거리의 여행 계획을 세웠다.
주변의 지인들은 아웃백을 2002년식 기아 리오로 간다는 것은 무지막지하게 어이없는 짓이라며 말리고 있었다. 여기에 얽힌 약간의 조크가 있는데 나의 지인 중 자동차 정비를 하는 sun님이라고 있다. (이하 썬)  썬님이 친구에게 이런 이야기를 했다.


“ 내 친구가 혼자 차를 몰고 여기서 아웃백까지 가겠대”
“헉!”


“근데 여자야”
“헉헉!!”


근데 차가 2002년식 기아 리오야”
“헉헉헉!!! ”No way! ~


썬님은 자동차 정비를 전공했고 친구들도 모두 그런쪽이니 이러한 조크가 가능했을지도. 그렇지만 아웃백을 한 번 자동차를 운전해서 가보는 것은 엄청 재미 있는 일이 될 것만 같았다.


그 러나  사장님의 부탁으로 여행일정이 약간 꼬이게 되면서 시간이 많이 없어져서 골드코스트에서 케언즈까지 가는 여행을 하는 것으로 만족하기로 했다.


골드코스트에서 케언즈까지는 약 1900km 그리고 나는 중간에 캐프리콘 케이브와 번다버그 맥쿼리 그리고 다른 여러 도시들을 구경하고, 타운즈빌 그리고 에얼리비치 (*Airlie Beach 호주 동부 해안도시로 whitsunday Islands라 불리는 아름다운 섬들과 해변 그리고 세일링으로 유명하다) 를 들려 세일링을 하고 욘갈라(호주 동부해안 도시 타운즈빌 근처의 난파선으로 SS.Yongala 라고 불린다. 이하 욘갈라) 를 들려 말로만 듣던 욘갈라렉의 웅장한 자태를 느끼고 싶었다.

그래서 얼추 계산해보니 약 2400키로미터 정도의 거리와(북한에서 남한 끝은 1000km정도) 천불정도(*호주달러는 1100~1200원 사이)의 여행비용을 예상했다 . 여기에는 에얼리비치에서의 세일링 비용과  SS.yongala wreck dive 비용을 포함했다





날은 슬슬 잘도가서 드디어 골드코스트에서의 마지막 날이 되고  나는 여행을 갈 준비가 되었다. 그리고 바로 다음날 여행을 떠나기로 결정했다.



-골드코스트에서 나에게 항상 새로운 것들을 가르쳐주었던 썬님,(특히 타이어 갈고 배터리 나가면 점프하는 법)

-모험 한번 해보는 셈치고 아무 경력도 없던 나를 써주셨던 사장님,(생각해보니 강사가 없어서 노옵션이었던거 같기도 하고)
-항상 우리집처럼 느껴지게 신경 써줬던 우리집 마스터 봉이, ( 맛있는 반찬)
-항상 같이 있는 것 같은 느낌이었던 연과 은이. (클럽문화의 꽃들)
-좋은 사람들을 뒤로 두고 떠나려고 하니 약간 머리가 찡했다. 왜 콧날은 가만히 있고 ㅜㅜ
-다음날 아침 사장님댁에서 물건을 전부 정리하고 차에 실고 봉이네 집으로 와서 봉이와 연에게 인사하고 사진도 찍고,
-'이제 정말 떠나는구나' 라고 생각하니 눈물이 찔끔 나는 걸 괜히 워셔액 한번 뿌려주고 와이퍼 질 한 번 해주고 그랬다.
-그러나 마음은 이미 골드코스트를 떠날 것에 신났다.


어차피 오늘 떠나서는 브리즈번에 도착하니까 오늘은 그닥 여행을 떠나는 기분도 들진 않는다. (브리즈번까지는 1시간거리)

다 만 네비가 없다는게 좀 마음에 걸리는데.. 어떻게되던 잘 되겠지 하는 심정으로 출발했다. 110키로로 표준 속도를 유의하면서 (나는 초보니까) 달리는 길에는 자동차들이 많았지만 거의 브리즈번에서 골드코스트로 퇴근하는 사람들 차라서 브리즈번으로 올라가는 길은 막히지 않았다
고가도로도 지나고 표지판이 나올때마다 브리즈번으로 가는 게이트를 놓칠세라 부지런히 두리번 거렸지만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게이트로 접어들 수가 있었다. 그리고 나서 난 바로 길을 잃었다...OTL..

' 브리즈번은 일방통행로가 많아서 한 번 길을 잃으면 못찾는다고 사람들이 그랬는데…' 길을 잃어버려서 조그만 도로 옆에 차를 대로 지도에서 그 도로를 찾아보았다. 찾고 목적지인 언니네까지 가는 길을 봤으나 복잡해서 도통 모르겠다.  썬님에게도 전화해서 물어봤지만 감이 안 잡힌다. 그래서 브리즈번에서 살고 있는 다이브마스터에게 전화해서 길을 물었더니 마침 지나가는 길이라며 그쪽까지 안내해주겠다고 했다. '아이고 이렇게 고마울데가 있나.' 가는 길까지 폐를 끼치고 가는구나 라는 생각이 들면서 한편으론 정말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우여곡절 끝에 도착한 언니네 마사지 가게에는 아직 손님이 남아있었다. 그래서 소파에 뚱하게 앉아있다가.

가게가 끝나고 언니네 집으로가서 대충 씻고, 사온 와인 한 잔 마시면서 이야기를 나누었다.

나 는 이 때 일주일에 한 병의 호주 와인 마시기에 심취하고 있었는데, 호주 현지에서 생산되는 와인이다 보니 한국에서 사는 것에 몇 배는 쌌다. 술을 잘 못 마시지만 와인은 좋아했으니까 공부한다 셈 치고 일주일에 한병씩 와인을 비웠다. 나중에 언젠가 도움이 되겠지 생각하면서 그리고 잠이 들었다.

다음날 일찍 떠나야 하니까, 누군가 놀러왔다고 재워주는건 쉽지 않은 건데 참 고마웠던 주 언니.
언니가 드라이기도 없다는 걸 발견하고 내 드라이기를 냅다 드리고 왔다. 아마 잘 안쓰셨을 것 같다.

난 마음의 짐을 덜기 위해 그냥 내가 가진 것중 하나를 드리고 싶었을 뿐 ㅋㅋ


드디어 다음 목적지인 번다버그로 출발

이제 진짜로 여행가는 기분이다.

번다버그는 호주 동부 해안 에서 중간보다 약간 위에 위치한 도시로 사탕수수농장이 많다.

럼 제조 공장도 있어서 번다버그에 가면 스페셜한 럼을 살 수 있다 초콜릿 번다버그 럼이라던가 하는. 호주에서는 나름 유명한 럼이다. 공장을 견학하고 싶었지만 별거 없고 고무장화가 필요하다는 말에 당장 접었다. '고무장화 따위를 또 살 순 없어.

사실 술 공장 봐서 모할거임. 술도 잘 안 먹는데..'








번다버그 가는길







공 장은 포기하고 아는 동생네 집으로 향했다.  권이네 가는 길에 길을 또 잃어버려서 헤메었다. 몇 번이나 노트북을 다시 켜서 저장해 놓은 구글맵으로 지도를 확인하고는 또 한번 네비게이션을 안 산걸 조금 후회했다.  그렇지만 당당하게 도착했다.


동생은 집 계약이 끝난 상태에서 집을 넘기려고 하려는 찰나였기 때문에 집이 지저분했다 발 디딜틈도 없을 정도로. 근데 나에게 준 방만은 깨끗했다. 신경써서 치운 것 같아서 고마웠다.




이 동생은 한국에서 호주로 나오기 전에 영어학원에서 만난 친군데 내가 호주에 가고 싶어하는 걸 듣더니 자기도 필리핀을 거쳐 호주로 갈 계획을 세우고 정말 필리핀을 거쳐 호주로 왔다.

그리고 번다버그에 정착해서 소위 농신이라고 부르는 자리에 앉아 농장에서 돈도 좀벌었다. 거의 워홀러들이 거치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무작정  호주 오면  할 것도 없고, 어학원 좀 다니다가 농장가서 농신이 되어 돈 좀 벌거나 아니면 농장을 잘 못 선택해서 그지 깽깽이가 되서 한국으로 돌아가던가.


권이는 집도 구해서 쉐어하우스도 돌리고 나름 잘 생활하는 것 같았다. 내가 농장에 있을 때 이 친구가 호주에 와서 전화를 해서  미약하지만 몇 가지 정보를 주었지만 역시 직접 체험하는게 최고니까. 잘 했네 잘했어.



아무튼 그렇게 집에와서는 나를 위해 요리를 해주겠다고 해서 이 친구의 덜덜거리는 고물차를 타고 조그만 울워스에 가서 장을 보았다. 장보기를 다 끝내고 출발하려고 했더니 차에 시동이 안 걸리는거다. 놀라지 말라면서(안 놀라;)  이상한 쇠막대기 같은걸 가져와서 시동을 걸 동안 시동 모터를 한 대 쳐달라고 했다. 한 대 살짝 쳤더니 시동이 걸렸다.



'하하 이 것 참 신기하구만.' 엔간히도 고물차 ㅋ.'



그렇게 장을 보고 와서 이 친구가 해준건 닭갈비. 맛있었다 사실 맛있는 것 이상을 넘어 감동이었다. 남자아이들에게 내가 친절한 편이 못되는지라 구박하느냐고 말 안하긴 했지만 언젠가 고맙다는 말을 다시 한번 해야겠다. (그 후 이미 여러번 함ㅋ)


그렇게 닭갈비를 먹고 나서 나는 옵터스(sk kt같은 통신회사 좀 저렴) 인터넷이 되지 않는 것을 발견하고 번다버그의 쇼핑센터에 가서 텔스트라(좀 비쌈;) 무선인터넷 모뎀을 샀다.


앞으로 길 찾는데 유용하게 쓰일거라고 생각하면서, 아이폰이라도 있었음 좋았으련만. 호주워킹 생활을 근근히 유지하고 있는 나에게 100불보다 비싼 폰은 사치라고 생각하면서 나를 위로했다. 어헝헝;





여러모로 도와준 권이에게 감사 인사를 하고 번다버그를 뒤로하고 록햄튼으로 가는 길.


생각보다는 길이 쉽지만 계속 가도가도 끝도 없이 나무들과 길만 나오는 호주


바다라도 보이면 좋으련만 길들은 바닷가로 나지 않고 내륙쪽으로 나있었다.







가는 길에 심각하게 고민했다 추천받은 캐프리콘 동굴을 들릴 것인가 말 것 인가. 그러나 캐프리콘 동굴 푯말이 보이자 그냥 그쪽으로 길을 틀었다.  '혼자하는 여행인데 죽도록 운전만 하다 끝낼 순 없어' 라는 생각이 들었다.



(케프리콘 케이브 : 오스트레일리아 퀸즐랜드주(州) 중부에 있는 석회암 동굴이다.)

이 동굴은 친구 녀석이 강추한다고 하여서 들리게 된 곳인데, 나는 동굴을 별로 좋아하진 않는다.

동굴만 생각하면 그 영화 '디센트'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바나나농장에서 일할 때 우리는 쿡타운이라는 동네에서 숙식을 하고 있었는데 쿡타운에는 유명한 산이 하나 있다. 이름하여 블랙마운틴 '칼카자가산'이라고 부르는 산이다.

우리는 타이어산이라고 불렀다.


흡사 그 모양이 폐 타이어를 왕창 쌓아 올린 것과 비슷하게 생겼기 때문이다.

그 산은 약간의 미스테리한 일들이 전해지고 있는데 1977년 카우보이 폴이라는 사람이 소한마리를 찾으러 언덕을 달리다가 소와 말과 함께 실종된 사건이 발생했고. 1980년 경찰이 범인을 쫓아 산을 올랐다가 다시 둘다 행방불명 미스테리한 실종을 조사하기 위해 파견된 사람들도 모두 실종, 이런 일련의 실종 사건들이 산과 계속 연결됨에 따라 이 산은 블랙 마운틴이라고 불리게 되었고 동굴마귀드잔이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전설처럼 전해져 내려오고 있었다.


그 것을 영화화 한 것이 디센트. 그래서 그 블랙마운틴의 동굴이 생각났다. 




그 멋지다는 동굴 캐프리콘 케이브에 가기 전에 ;ㅁ;









캐프리콘 케이브







아 진짜,




가도가도 끝이 없을 것만 같은 꼬부랑 꼬부랑. 동굴이 아니라 동굴로 가는 길이;

캐 프리콘 동굴로 올라가는 길을 지나서 주차하고 들어가서 표를 사려고 보니 운좋게도 30분 뒤에 가이딩이 시작이다. 론리플래닛에서 가이딩없인 들어가지 못한대서 예약해야 한다는 글을 보았으나 핸드폰에 돈도 없고 해서 그냥 무작정 왔는데 럭키



랜턴이 붙어있는 헬멧을 하나씩 씌워주고 들어간 동굴은 참 넓었다. 중간에 작은 예배당 처럼 만들어진 자연적인 큰 홀 같은 곳이 있었는데 성당처럼 긴 의자들이 쭉 놓여있었고, 촛불을 켜고 명상하는 시간도 가졌다.



같이 온 일행 중 하나가 노래를 불렀는데,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그 커다란 홀이 마치 노래를 같이 불러주는 느낌이랄까.

누가 불러도 노래 잘 되겠다는 생각 했다. 멋지군. 





큰 홀 ㅋㅋ







멋진 촛대




동굴 자체를 관람하기 위한 최소의 시설 말고는 전혀 다른 인공적인 것들을 가미 하지 않은 것도 마음에 들었다.

동굴로 스며들어 신성하게 퍼지는 햇살이 좋은 건. 느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너무 넘치면 느끼지 못하게 되니까.











자연 ㅋㅋ 맨 아래는 나가는길




아주 좁은 동굴 길을 탐험하는 스페셜한 코스도 있었는데 하루 전에 예약해야 한대서 접고,

마치고 나와서 동굴탐험 일행들과 잘가라고 인사하고 다시 나는 록햄튼으로 출발했다.



저녁 6시경 록햄튼에 도착해서 론리플래닛에 나오는 백팩커를 찾아보니 당최 백팩이 어디 붙어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한 참 그 주변을 돌아다니고 있는데 어떤 친절한 아저씨가 백팩커를 찾는거냐면서 인사를 건넨다. 그렇다고 했더니 바에 있는 여자를 가르키면서 그쪽을 통해서 페이를 하고 들어가면 된다고 알려줬다. 술집이 백팩커 아래에 있고 백팩커는 이층에 있는 시스템으로 술집은 늦게까지 운영하니까 백팩커들이 늦게 도착해도 백팩커들을 받을 수 있으니 편리하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키를 받고 백팩에 올라가서 방을 보니 방은 좁은데 이층침대가 떡하니 놓여있었다. 아랫층에는 커플이 잘 수있고 이층에서는 혼자 잘 수 있는 크기의 배드가 있었는데 손님이 많이 없는지 혼자서 방을 쓰게 되었다. 야호



먼 길에 지친터라 간단하게 공용사워장에서 샤워하고 라면을 꺼내서 끓여먹었다. 너구리 ㅋ


밤 늦은 시간이라 뭘 살 수가 없어서 오늘 밤은 여독이나 풀어야지 생각하고 인터넷 좀 하면서 내일 갈 여정을 점검하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라면을 먹으면서 주방에서 커플을 만났는데 그들은 케언즈부터 시드니까지 버스로 여행을 하고 있던 참이었다. 에밀리와 남자친구가 에얼리비치의 세일링에 관한 팁을 알려주고, 나는 그들에게 골드코스트에서 방문할만한 곳을 알려주면서 즐거운 저녁식사를 하고 다음날 9시에 일어나 장을 보고 출발했다.




물과 크로와상과 군것질거리를 좀 산 후에 다음의 목적지는 에얼리 비치.

바람을 타고 세일링을 할 생각에 마음이 두근거린다. 물과 바람이라 얼마나 환상적인 조합인가. 나는 물을 바람처럼 느끼며 공기보다 더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해왔다. 가는 길에 차들이 얼마나 쌩쌩 지나가던지.


1600cc 밖에 안되는 내 차는 다른 차가 옆으로 지나갈  마다 휘청거렸다. 그리고 밟아 본 140 키로미터 / h의 속도가 내가 밟아 본 가장 빠른 속도가 되었다. 더 밟았다간 타이어가 빠져버릴 것 같은 소리를 내서 더 밟을 수가 없었다. 차가 홀라당 뒤집어질 위험도 있었고. 150는 밟아보고 싶었는데 ㅋ

어쨌든 난 운전을 4개월 정도밖에 안한 초보라서 그 긴장감 속에서 긴장을 늦추려고 노래도 불렀다.ㅋㅋ 

주요 무서움 덜기 노래의 제목은 포커페이스와 배드로맨스. 소리소리 질러야 좀 긴장이 풀려서.




록햄튼에서 에일리 비치까지 가는 길은 좀 먼 편이어서 나는 가도 가도 주위엔 나무 나무 나무.



도로를 하루를 달렸다. 그리고 도착한건 어둑어둑 해지는 저녁, 밤에는 운전을 안 하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엄청 다행스러웠다. 밤에 운전하면 캥거루가 내 차에게 와서 '퍽' 자살시도를 할지도 모른다는 위협을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지.




에얼리 비치의 백팩은 조용하고 한 쪽 벽에는 세일링 전단지가 엄청 많았다

예산상 세일링은 1박2일정도로 끝내고 싶었는데 1박2일이나 2박3일이나 돈 차이도 별로 안나고 해서 결국 2박3일을 바다에 있게 되었다. 술을 마실거라면 직접 들고오면 되고 물과 쥬스와 매 끼니가 제공된다네.

엄청 설레게 탄 세일링 보트 였지만 막 그렇게 미치도록 좋지는 않았다. 난 뱃사람하고는 거리가 먼 모양이다.ㅋ










파도를 헤치면서 나아가는 세일링보트의 멋진 엔진 소리 반짝반짝하는 태양, -




저무는 노을을 바다위에서 보는 영화같은 한 장면,





좋은 날씨 화이트 헤븐비치의 멋진 절경이 당연히 나를 기쁘게 만들었지만...  씻지 못해서. 씻지못해서!!



물 이 부족하기 때문에 진짜 조그만 보트 화장실에 호스처럼 달린 샤워기로 딱 1분만 헹궈만 줘야했다. 소금기때문에 끈적끈적한 몸을 아주 조그만 침대에 누이고 잠이 들고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고 이 생활을 2일동안 했더니 보트에서 내릴때는 가히 거지꼴로 내렸다.








이 갑판 밑으로 내려가면 모든 것 구비




아 그치만 좋았어. 리카르도와 스노클링하면서 서로 춥다고 난리난리. 어디서 왔냐고 해서 코리아라 했더니

꼭 뒤따르는 질문 North or South? 에 당연히 노스코리아라며 맞받아치면서 ㅋ.

그렇게 세일링이 끝났다.




여독을 풀지도 못하고 백팩커 도착후에 바로 세일링에 갔더니 무지무지 피곤해서 돌아와서 이틀정도 쉬어야 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백팩에서 라면 끌여먹으면서 책을 보고 있었더니,

안네데스크에서 일하는 아이가 말을 건다.

"쇠 젓가락 써?"

"응"




아 정말 난 나무젓가락을 쓰는게 너무 싫어서 늘 쇠 젓가락과 내 숟가락을 들고 다녔다. 그리고 숟가락에 라면을 얹어 호호 불어 먹으면 엄청 행복해했다. 이 쇠 젓가락은 몰디브로 갈 때 공항에서 뺏겼다.;;




결국 젓가락을 계기로 심심하면 맥주 한 잔 하자고 해서, 그러지 난 심심하니까 생각하며 마당에 나왔다. 

이 동네들은 보통 수영장이 있기 때문에 백팩에서도 수영장 옆에서 마치 부잣집에 사는 것마냥 앉아 맥주를 홀짝 댔다.

이름은 울젝. 폴란드에서 온 아이. 폴란드 아이 처럼 생겼다고 생각했더니 역시;



폴란드 아이들은 (사실 어른들은) 여기 계약으로 일을 많이 하러 온다. 농장에서도 2년 3년씩 계약하면서 와서 힘들게 일하는 아이들이 많았다. 경제가 엄청 안 좋다며. 울젝도 그런 아이중에 하나다.  다행이 농장이 아니라 하스피탈리티(호텔에서 일하는 아이들이 배우는 과던데;) 였던거였고 이제 여기서 일하면서 영주권을 딸 생각이라고 했다. 글쿠나.

난 골드코스트에서 케언즈로 차를 타고 올라가는 중이라고 설명하고 만나서 반갑다고 말했다. 우린 즉시 페친을 맺고 낄낄거렸다.




갑자기 울젝이 멋진것을 보러가지 않겠냐고 한다. why not 낄낄. 울젝과 함께 차로 갔다.

한참을 꼬불꼬불 한 곳을 따라 올라가고 힘쓰더니만, 나온 것은



-

와! 아주 멋진 에얼리 비치의 야경이다. 서퍼스 파라다이스와는 사뭇 다른 화려하지 않은 따뜻하고 온화한 불빛들,

그리고 깜깜한 바다. 등대 





그리고 울젝의 한마디 can i kiss you?

엉? 푸하 그래서 먹던 맥주 코로 뿜고 미안하지만 좀 웃었다. "아니 안돼".

울젝은 "응 그렇구나" 라고 하더니 좋아하는 사람 있냐 뭐 등등을 물어본다. 괜찮은 순간이다.

올바르고 멋진 반응이지. 쿨한것이란 바로 이런것인데.

전에 농장에서도 폴란드 아이가 좋다고 해서 좀 곤란했는데, 나 폴란드에선 먹히는 얼굴인가봐 ㅋ 

속으로 나에게 농담까지 하면서 장난스럽게 싱긋 웃었다.

울젝은 마지막까지 즐겁게 나와 술을 마셨고 다음날 가는 나를 배웅해 주러 나왔다.

"연락해 케언즈가서. 그리고 니가 원하는 걸 얻었으면 좋겠다" 

난 사실 속으로 내가 원하는게 뭔지 알기나 했음 좋겠다는 생각을 하며, 울젝의 배웅을  뒤로 하고  에어로 출발했다.




이제 3분에 1가량 왔다.

에얼리 비치에서 출발 하는 날. 아침부터 비가 억수로 쏟아졌다.


그리고 그 길엔 내가 생각하지도 못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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