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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도서 페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옛 이야기

by sjmilk 2020. 9. 6.

 

저자 지현, 조박선영, 조이스 박, 백윤영미, 유숙열|이프북스 |2020.07.20 ISBN  9791190390033|판형 규격외 변형

 

 

'왜 이 책은 책꽃이에 꽃으면 제목이 보여야할 곳에 실들이 보이는지?‘ 약간 의아했지만 책을 읽다보니 이 노출 제본이라는 것이 이렇게 편할줄은 몰랐다. 어느 페이지를 펼쳐도 불편함 없이 쫙쫙 펼쳐지는 것이 다른 두꺼운 책들도 이렇게 만들었으면 싶다.

 

 

 

 

 

어린 시절 들었던 이야기에서 인물들은, 특히 여자 캐릭터들은 늘 억울해보였다. 삶이 과정도 중요한데 그렇게 억울하고 계모한테 시달리고 결국 어떤 남자 잘 만나서 잘되는 것이 하나같이 그게 그거라 재미가 없었다. 얼마전 보게 된 뉴스에서 ‘2019 아동학대 연차보고서에 대한 내용을 봤다. 이에 따르면 41389건의 아동학대 중 가해자는 친부가 41.2%, 친모가 31.1%였다. 계부와 계모는 각각 1.9%, 1.1%로 나타났다. 그런데 왜 옛날 이야기는 동양이던 서양이던 계모의 학대에 초점을 맞출까? 이야기도 세월이 지나며 달라져야 하지 않나? 내 주변의 여성들도 서로 어려울 때 서로 도우며 잘 살아가고 있는데 이야기들은 내려오면서 바뀌지를 않는구나 생각했다.

 

 

 

 

 

그러나 신콩쥐팥쥐전에서는 달랐다. 새어머니는 지혜롭고 강인하며 두 딸을 일관적으로 잘 보살피는 엄마였고, 두 딸은 아픔도 있지만 그 부분을 인정하고 이겨나가며 서로의 편이 되주는 자매다. 이런 가족 저런 가족들이 있고 전형적인 아버지- 어머니 - 자녀의 가족 구도가 아니라 다른 대안 가족들을 생각하게 해준다. 마지막에 살던 집을 또 기증해서 또 다른 대안 가족들이 살 집을 내어주는 것도 끝까지 아름답다. 

 

  아무 생각 없이 펼쳐 들었지만 여러 생각을 하면서 덮었던 책,

폐미니즘으로 다시 쓰는 옛 이야기를 읽어나갈 때 마음이 아리고, 시원하고, 좋아서 좀 울컥했다. 많은 이야기 책들에서 여성의 맥락들은 덮혀지고 축소되거나 생략되는데 그 뒤에 있는 맥락들을 이야기해준다는 것이 얼마나 시원하고 신나는 일인지. 편견과 고정관념을 인식해 나가며 나 스스로 할 수 있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