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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oktown

2009.12.31

by sjmilk 2013. 10. 11.




바야흐로 2010년이 코앞에 다가오고 있다 지금은 11 20분 한국시간으로는 10 20분일 것이다

지구 반대편에서 맞는 서른살이다.

서른살

서른 살

드디어 서른 살

나는 서른 살이 되는구나.

이제 나는 서른 살이다.

때로는 악몽같았고 때때로 치열했고 간혹 루즈하던 이십대가 지나간다

사실 마음은 서른 살 별거 아냐 이런 마음을 항상 품고 있었는데,  막상 30살이 코앞에 다가오니 나는 마치 울 것만 같다.

? 무엇이 그렇게 특별한 의미라서.




나의 이십대는 치열했고 사랑에도 한두번 목숨 걸어 봤다

어리석을 만치 열심히 사랑했고 바보처럼 굴었던 때도 많았고 많은 친구들을 얻었고 잃었다.

이제 슬슬 드러날때도 되지 않았는가.

하얀 모래 속에서 잠자고 있는 나의 생의 얼굴

그 아름다운 턱선이. 부드럽게 따라가면 티없이 맑은 이마가.


아아 - 바램일 뿐인가.

나는 오늘 이십대의 마지막을 장식하며 케익을 만들었다 쿡타운에는 케익을 팔지 않으니까.

안판다기 보다는 그냥 둥그런 케익을 판다 스폰지 마냥 생긴 맛대가리 없게 생긴 빵을

오늘은 핫케익을 구웠다.

4장의 핫케익을 구워서 안에 바나나와 오렌지를 잘게 썰어넣고 생크림과 라즈베리 잼을 발랐다

그리고 생크림으로 표면을 덮었다


내가 모두 만든 셈이다.  전부

나의 이십대는 내가 만들었다 .

누가 만들어 줄 수 있는 것이 아니라서 그래서 내가 만들어야만 했다



이십대를 쿡타운에서 보내고 있다 평화로운 곳에서 비록 손목은 나갔고 옆구리에는 이상한 바이러스 같은 것들이 간지럽게 났고 소화는 잘 안되고 뭐 여러가지 불만 사항들이 많지만 참 이상하게도 여기는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든다. 탈무드에 이르기를 학교와 병원이 없으면 살 수 없다고 했는데 여긴 학교가 하나. 병원도 하나 있다

엑스레이를 찍으려면 케언즈까지 나가야한다. 손목이 아프지만 내가 그냥 병원에 가지 않는 이유다.

의사가 봐도 이를 어쩔 순 없을테니까

프로텍터 하나주고 움직이지 말라고 하겠지.

멋진 밤이다 밖은 무척 후덥지근하다. 오늘은 비가 왔기 때문이다.

이제 점점 우기로 접어들어 바나나 농장에도 비가 오는 횟수가 늘어났다


가끔씩 일할 때 비가 오는 걸 좋아한다

트레일러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면 내가 키가 작기 때문에 느끼지 못한 것들을 종종 느낄 수 있다.




난 이제 삽십대에 접어든다.

내 삽십대는 이십대보다 덜 치열하고 더욱 풍성하고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이룰 수 있는 삼십대이길 간절히 바란다.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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