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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

픽사의 인사이드 아웃(INSIDE OUT) 그리고 심리학

by sjmilk 2015. 7. 17.



INSIDE OUT 

디즈니 픽사 인사이드 아웃 



 

 


태어났다.  머리속엔 환하게 불이켜졌다.

그리고 다섯가지 감정들이 일하기 시작한다. 얼마나 신나는 이야기일까. 다시 한 번 픽사가 만든 애니메이션.

인사이드 아웃

 








  

인사이드 아웃은 심리학적인 개념으로 가득한 재미있고 유쾌한 이야기였다.

 

처음에 아기가 눈을 뜨고 감정들이 하나씩 분화되는 과정에서 기쁨이 슬픔이 분노와 까칠함 걱정이 생겨난다. 그들은 적재적소에서 일하고, 모두 주체자이자 자신들이 속해있는 라일리를 행복하기 위해 노력한다. 그 중에서 기쁨은 이 다섯가지 감정에 앞서며 이 감정들을 컨트롤하고 라일리를 행복하게 보호하려고 애쓴다. 이것은 라일리의 중심 기억(core memory)가 기쁨이기 때문이다. 아들러의 생애초기 기억과 닮은 듯한 이 중심기억은 어떠한 사건으로 인해 만들어지고 개인의 성격(personality)을 형성한다. 

 

 

 

내가 어릴 때 가장 잘 생각나는 기억이 무엇일까?

 

만약 어렸을 때 가장 좋았던 기억이 엄마가 나를 보며 웃는 것, 아빠가 이유식을 먹였던 기억이나 모두가 나를 귀여워했던 것이이라면 기쁨이 핸들을 잡을 확률이 크다. 어떤 것을 생각하든 긍정적으로 먼저 생각할 확률이 높은 것이다. 

반면에 내가 떠올린 첫기억은 배고프고 맞았고 늘 비난받는 것이었다면, 까칠이나 슬픔이나 버럭이가 핸들을 잡고 이것은 그 사람의 개인적 성격(personality)를 형성하는 주요한 감정들이 될 것이다.

 

내적세계의 개념은 구성주의의 사진첩과 비슷한 개념으로 생각되었으며, 대상관계에서 자기-대상관계로 보인다. 라일리의 성격섬들은 장난섬 가족섬 친구섬 하키섬등으로 나뉘어진다. 하키섬은 아빠가 라일리가 넘어지면서 첫 골을 성공 시켰을때 기뻐하는 기억에서 온다. 넘어지는 것은 아프고 슬픈일이지만, 라일리는 그것을 성공으로 기쁨으로 받아들였다 . 아빠가 라일리를 안고 축하해줬기 때문이다. 이것으로 인해 라일리는 하키섬의 성격을 형성했고 그것은 초기기억으로서 라일리가 좋아하는 것에 영향을 미쳤다. 아빠와 엄마가 라일리에게 장난치던 일, 친구들과 뛰어놀던일 이것들은 라일리에게 관계 안에서의 장난으로 장난섬의 성격을 형성한다. 





그렇게 잘 자라던 라일리가 이사를 가면서 다른 환경으로 가면서 기쁨보다 다른 감정들을 더 많이 겪게된다. 그 성격들은 중심기억을 갖고 장기기억저장소로 오게된 기쁨과 슬픔으로 인해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여기서 중요한 부분을 보았다. 사람의 성격은 무너지고 떨어지고 다시 재형성되는 수많은 과정을 거쳐 여기 있다는 것이다. 나의 중심기억이 슬픔과 분노로 가득차 있다고해도 희망이 있다.  성격은 해체되었다가 다시 세워진다. 그리고 더 많은 기억들은 나의 기억에 기반한 여러 성격들을 형성하고 그것은 나의 삶의 대처방식이 된다. 여기서 퍼스널리티라고 부르는 것은 나는 사실 삶에 임하는 자세에 더 가깝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대처방식을 내가 삶을 살면서 써먹게 된다.

 

다른 사람들에게 모르면 물어봐야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의 중심기억은 다른 사람들과 다르다. 그리고 그것들을 기반으로 세워진 나의 성격들은 다른 사람들과 판이하게 다르다. 물어보지 않으면 알 수 없다. 짐작은 이해보다는 오해를 불러일으킨다. 어떤 사람이 나의 욕구를 알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은 누구나 똑같다. 말 안해도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 아이부터 어른까지 한결같이 갖고 있는 마음. 살아가면서 세상은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안다. 아이들은 충분히 갖고 충분히 달래지고 그러면서 좌절을 배운다. 



그렇게 충분히 받지 못한 경우에 한 번도 갖지 못한 것을 내려놓으라 할 때 그 말은 얼마나 잔인한가.

'내려놓을 수 없어' '포기 할 수 없어' 하고 생각할 때 우리는 집착하게 된다. 저 사람은 내 마음을 꼭 알아줄거라고 생각하지만 그렇지 않아서 좌절한다. 좌절하는 동안 그 사람이 버텨준다면, 다시 성격(대처방식)을 달리 세울 수 있고 나에 대해 생각할 수 있다. 여기서 문제는 그렇게 버텨줄 사람이 많지 않다는 것이다. 좌절하고 관계의 끝냄을 통보하고 버려지는 것을 확인 하는 것 뿐. 그래서 심리상담사들이 있다. 관계에는 좌절도 있고 채워짐도 있다는 것을 알수 있도록 버텨주는 사람들. 사람들은 심리상담에 대한 편견을 많이 갖고 있지만 그들과 맺는 것도 관계이다. 다만 담아주고 버텨주는 것이 다를 뿐.

 


기쁨이 슬픔이 어떤 식으로 삶에 작용하는지를 깨닫고 파랑과 노랑이 통합된 구슬이 기억로로 굴러가는 장면. 

이것은 기쁨과 슬픔 두 가지로 나누어져 있던 감정들이 하나로 통합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행복하지 않을 때 그전에 좋았던 기억은 먼 산 뒤로 날아간다. 기쁘면 그전에 나빴던 기억들은 기쁨뒤로 뭉그러져 버린다. 누구나 이런 면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내가 우울하고 힘들 때 그 부분이 좀 더 극명하게 나눠진다. 이런 부분은 분열(spliting)의 방어기제로 내가 심리적으로 건강하지 않을 때 이런 면이 더 두드러지게 나타나게 된다. 심리적 성숙이라는 것은 다른말이 아니다. 

성숙이라는 건 나에게 기쁨도 슬픔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는 과정이다. '나는 슬프지만 나는 화나지만 좋았던 것도 있었어.' 하고 순간 떠올릴 수 있다는 것은 대단한 능력이다.

 


라일리는 기억해냈다. 버스에서 이런 슬프고 화나고 힘든 상황에서 좋은 기억을 기억해내고 버스에서 다시 내렸다. 그리고 다시 돌아갔다. 삶을 아끼게 하는 힘은 내 감정을 인정하고 통합하는데서 온다는 것, 기쁨과 슬픔이 손을 잡고 하나의 기억에 두가지 면이 있다고 인정하는 부분은 대단하다. 

인사이드 아웃은 그런 어려운 통합의 과정을 이해하기 쉽고 감동적으로 그려냈다.





깨알같이 등장하는 상상력의 끝판왕을 보여주는 꿈 공장과 상상속의 친구 빙봉. 그 노래 얼마나 악악 부르던지; 

 

잠재의식에서 나오는 삐에로까지 펼쳐졌던 인사이드 아웃. 융하고 프로이드까지 나오면 끝이 안날것만 같다. 

레인보우 유니콘이 매우 마음에 들었으니 한 컷.

 

 

 

그냥 좋다. 이런 애니메이션 봐서. 











사진출처: 구글(google.com)